눈안에 그려넣은 사랑 / 양여천 시인

하냥 당신을 잊을 날이 없어
꿈속에서도 내 눈은 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끊임없이 그리워하여
지나는 모든 여인의 얼굴들속에
그대 얼굴을 그려넣고
눈, 코, 입의 생김새를 한시라도 잊을까
사진속의 그대 얼굴을 마음속에 또 그려넣고
차창밖에 어슴프레 스쳐가는 길목마다
감색의 가로등 불빛 아래에 행여 그대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서 있을까
여전히 나는 목을 길게 빼고선
어둠과 빛이 갈리우는 그 경계위에서
하루와 하루가 나뉘는 나날의 경계위에서
나와 그대 사이에 갈라놓고 서 있는
그대 삶과 내 삶의 영역이 맞닿아
서로의 오가는 길목 어귀에서라도
잠시 그대 눈빛을 발견할 수 있기를
가을 저녁의 들판에 코스모스 인사하는
그 여린 손목이 꽃가지 꺾어 들고
길모퉁이서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기를
아궁이에 일워내는 불꽃의 불빛처럼
저녁의 해저무는 태양의 끄트머리 잔불빛이
상기된 그대 얼굴의 뺨을 붉게 물들이고 있기를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고 영원처럼 느껴지는
먼 시간의 귀퉁이를 수백번 접어야 한다 해도

나는 내 눈동자에 들여넣는 수만가지의 빛깔과 모양새 중에서도 당신을 잊지 못하고 구분해낼 수 있을거요

내 눈안에 그려넣은 사람,
내 눈동자속에 사랑으로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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