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근의 고기를 먹는 우리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우리 국민의 육류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 쌀과 밀의 소비가 정체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곡식으로 배를 채우던 시대가 가고, 이제는 고기로 배를 채우는 시대로 접어 든 셈이다. 육류는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고급 식품으로 꼽힌다. 사실 육류는 곡물에 비해 값이 비싸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낮은 상태에서는 주식으로 이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육류가 많이 소비된다.

그렇다면 우리국민은 연간 얼마나 고기를 소비할까, 70년대 우리국민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를 포함하여 연간 5.2㎏의 고기밖에 먹지 못했다. 그야말로 설날과 추석이나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었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함께 육류소비가 크게 증가하여 근래에는 40㎏이 넘는 많은 육류를 소비하고 있다. 45년동안 8배로 늘어났다. 특히 육류소비의 돼지고기 쏠림 현상이 특징적이다.

 

그래도 육류소비 후진국, 적게 먹는 편

우리나라 육류소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서구사회와 비교하면 아직까지도 육류소비 후진국이다.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으로 보면 미국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생선을 좋아하는 이웃 일본의 소비량보다도 낮다. 특히 소고기 소비는 미국의 5분의1 수준이다. 심지어 개발도상국인 그리스나 터키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육류소비량은 턱없이 적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육류소비는 아직까지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사실을 육류공급량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육류 소비는 서구사회가 절대적으로 많고, 동양사회는 절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이다. 육류소비의 지역성이다. 주요 육류 소비국들을 보면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등 모두 서구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근래 미국은 국민 1인당 하루 270g의 육류가 공급되고 있고, 서구사회에서 육류소비가 비교적 적은 이탈리아도 하루에 210g의 많은 육류를 공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은 절대적으로 육류소비가 적다. 같은 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100g가량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단 전통적으로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대만과 중국이 215g가량과 170g정도를 섭취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육류소비는 서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둘째, 국민소득과 육류소비와는 그렇게 큰 상관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같이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들은 물론 육류소비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들의 육류소비가 반드시 적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칠레 등 남미국가의 육류소비는 오히려 소득이 높은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두배가 많은 하루 200g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육류소비는 서구사회일수록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 반드시 육류소비가 적은 것은 아니다. 소득은 낮아도 육류소비가 많은 나라들이 얼마든지 많다. 결국 육류소비는 국민소득과 같은 경제적 요인과 함께 식생활 관습과 같은 문화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사료곡물 소비를 자극하는 육류소비

아울러 육류소비의 증가는 우리나라 가축사육의 특성 상 배합사료와 같은 농후사료 소비를 촉진시킨다. 예컨대 우리나라 축산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방목형 사육보다는 가두리 축산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육류소비의 증가와 함께 조사료보다는 배합사료로 불리는 농후사료의 사용이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사료급여 가운데 목초급여 비율이 일정 부분 고정되어 있는 소보다는 목초급여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돼지나 닭과 같은 가축사육의 증가가 농후사료 소비를 자극하여 곡물사료 소비를 촉진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옥수수 소비는 식생활의 서구화, 즉 육류소비에 의해 파생되고 있으며 그 증가 속도는 1975년 이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