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다. 첫 봄꽃여행을 꿈꾸는 시간이다. 3월 18일부터 섬진강 매화축제가 시작된다. 봄꽃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매화다. 섬진강 지역의 광양 청매실농원과 양산순매원은 매화꽃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섬진강에는 매화강이 흐르고 버들강아지와 노란 유채꽃이 봄 집을 짓기 시작했다. 섬진강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아홉 구비를 휘돌아 흐르는 강물은 도도하다. 당산에 서면 저 만치에서 급할 것도 없는 강물이 유유자적 있는 듯 없는 듯 흐르고 저 물 밑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이 풀빛을 섞어 향기를 쏟아 낸다. 섬진강은 고요한 메아리가 여울물 줄기처럼 찰랑대며 흘러오는 참 긴 소리다. 난초가 깊은 산중에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린다면, 매화는 강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사랑의 향기로 변화시키는 초능력이 있다.

매화는 모든 초목이 꽃샘추위에 떨고 있을 때도 신경 쓰지 않고,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고, 희망을 전해주는 눈 속의 꽃이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와 세한삼우로 자리매김 한 꽃 중의 지존이다.

매화의 꽃말은 기품, 품격. 겨울을 견디는 소나무(松), 대나무(竹) 그리고 매화나무(梅)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하며, 난초·국화·대나무·매화를 사군자(四君子)라고 한다. 매화는 세한삼우에도 사군자에도 포함되어 선비의 품격을 나타내는 꽃으로 많이 표현돼 왔다.

이런 매화가 사람과 더불어 함께 해온 것은 매실이 긴히 쓰였기 때문이다. 한방에선 매실을 오매라 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고 기생충을 없애고 소화불량, 설사, 이질에 효험이 있고 눈을 맑게 하는 건강식품이었다. 매실주, 매실차, 농축액, 장아찌, 절임, 쨈 등 매화의 결정체인 매실에는 약 80%의 과육이 있는데, 약 85%가 수분이며 당질이 10%정도를 차지한다. 무기질,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매실의 유기산은 구연산, 사과산, 호박산, 주석산 등이며 칼슘, 인, 칼륨 등의 무기질과 카로틴도 약간 함유되어있다.

그래서 건강식품으로 이용되지만, 뭐니뭐니해도 매화꽃이 지닌 매력이야말로 단연코 압도적이다. 특히 삼동을 견뎌내고 차가운 춘설 속에 꽃눈을 틔우는 인고의 기질부터가 여느 꽃과는 다르다.

섬진강 오지마을인 임실 구담마을의 경우, 매화가 만발하면 방문객들의 발목을 사로잡는다. 이 마을은 농어촌체험 및 휴양마을로 지정되어 매화 마니아들에게 편의시설도 제공한다. 구담마을에 체험관을 건립하고, 매화꽃길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하여 매화를 마음껏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체험관에는 숙박도 가능하다. 또한 안전한 체험활동을 위해 시설물 및 체험활동에 대한 책임보험이 가입돼 있다. 매화 만발이 예정된 4월 2일부터 10일까지 구담마을에서 매화꽃 축제를 열어 방문객 및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2016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견인할 ‘SNS 유학생 기자단’까지 모집 중이다. 전 세계의 아름다운 꽃향기를 담아 신한류 메시지를 선물할 목적이다.

일본에서는 향기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꼬노에읍(九重町)의 라벤다 농원은 라벤다 향기와 요리를 동시에 파는 비즈니스가 돋보인다. 농원에서 재배된 라벤다를 팔고 이를 구경하러 온 도시인들에게 그 향기와 요리를 제공한다. 또 농원입구에 있는 낙농업 목장은 그 지역의 자연경관과 함께 서양의 목장을 연상케 하여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다. 이를 이용하여 직접 짠 신선한 우유로 각종 아이스크림을 직접 제조·판매함으로써 도시 소비자에게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도 꽃향기와 요리를 팔아보자. 새봄이 돌아오면 섬진강변은 온통 매화로 눈꽃을 피울 것이다. 그리고 바로 벚꽃과 배꽃이 그 뒤를 이를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의 농촌에도 꽃의 향기와 요리를 동시에 파는 농업의 고차산업화의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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