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경영 인증을 받은 기업(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기상정보대상 참여시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날씨를 경제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하는 힘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일부 유통업체들은 상품 주문부터 재고관리, 상품 진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케팅 과정에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날씨경영을 농산물 마케팅에 경제적으로 도입, 활용하면 어떨까. 농산물의 경우 병해충 발생이 주로 기온, 습도 등 기상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병해충 발생은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는 물론 과다한 농약사용으로 인해 환경오염으로 까지 이어진다. 또 날씨 변화에 따라 생활양식과 소비품이 달라지므로 기후나 날씨 변화를 예측해 그에 필요하거나 요구되는 농산물을 준비하지 않으면 판매 호기를 놓치게 된다. 특히 농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제 시기에 팔지 못하면, 제 값은 커녕 노임조차 건지기 힘들다.농촌의 경우 매년 증가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날씨 변화에 대한 위험관리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날씨 마케팅의 현주소는 일부 공산품에 한정되어 있다. 이제 농업인에게도 날씨는 더없이 중요한 경제적 수단이다. 먼저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농업 기상 정보 시스템’을 활용해 보자. 이곳에서는 전국의 날씨 정보를 비롯해 영농지수, 병해충 발생 예보, 주간 농업 기상 소식지 등 영농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영농지수는 병해충 발생 확률, 농약 살포 가능 여부, 자외선 강도 등을 제공하는 정보인데 병해충지수는 기온과 잎이 이슬에 젖어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농약살포지수는 강수 확률과 바람의 세기에 따라 0~100 사이의 지수로 표현되고 있다.이 정보에는 날씨에 따른 병해충의 발생 정도를 미리 예측하고, 적기에 약제를 살포해 수확물의 품질을 높이며, 농약사용량을 줄여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가능케 하는 비법이 숨어 있다. 그 밖에 기상협회에서 제공하는 주간, 월간, 3개월간 일기예보 서비스에 가입해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받아 활용할 수 있다. 또 일기예보 안내 전화 번호인 ‘131’을 누르면 오늘과 내일, 모레까지 예상되는 날씨 상황을 상세히 알려준다.다음은 농산물 판매의 경제성이다. 농산물은 날씨 변동에 민감한 상품이다. 유통 도중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날씨에 따른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주일 뒤 폭설이 예상되면 과일 도매업자는 상품을 일반 도로가 아닌 열차로 배송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매출 자료와 과거 기상 데이터를 이용, 제품별 기상 요소와의 상관관계를 구하면 품목별로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30도 이상(일평균)인 날 A판매점에서 하루에 약 100개의 수박이 팔렸다고 가정하자. A판매점은 30도의 기온이 예상되는 날의 하루 이틀 전에 예년의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루 평균 100개의 수박을 주문할 수 있다. 그러면 불필요한 과다 주문을 방지하고 재고 부담을 줄이게 된다.농산물 판매에 있어서 자신의 상품이나 매장만이 갖고 있는 날씨 변수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장의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비 오는 날에 유난히 다른 곳보다 매상이 높아지는 곳이 있어서다. 또 기상 특징이 서로 다른 지역은 그에 따른 농산품 판매량도 서로 다르므로 그 지역 기후에 적합한 제품군을 선별해 전략 농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이제는 농산물도 날씨를 잘 이용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다. 날씨는 그저 ‘날씨’가 아닌 매출을 올리고 내리는 귀한 정보가 됐다. 날씨 정보를 경제적으로 잘 활용하면 농작물의 건강한 생육과 판매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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